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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좋아 보이세요” 했더니 어르신이 “저도 좋아요” 하셨습니다

복지라라 2026. 9. 18. 05:25

목차


    오늘은 유난히 한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파킨슨병으로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컨디션이 무척 좋아 보이셨고 정신도 한결 또렷해 보이셨습니다.

    휠체어에 몸을 반듯하게 세우고 앉아 혼자 색칠을 하고 계셨습니다. 색연필을 들고 천천히 색을 채워가는 모습을 보는데,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파킨슨병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르신이 색칠 활동을 하며 요양보호사와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컨디션이 좋은 어르신과 요양보호사가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평범해 보이는 모습이 오늘은 참 반가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휠체어에 반듯하게 앉아 혼자 색칠하는 모습이 특별할 것 없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뵙다 보면 작은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날은 몸에 힘이 없어 축 처져 계시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말씀을 건네도 반응이 적으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괜히 제 마음까지 좋아집니다.

    오늘은 표정도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혼자 색칠도 하시고 주변을 바라보시는 눈빛도 또렷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몇 번이나 어르신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늘은 정말 좋아 보이신다.’

    그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어르신, 오늘 좋아 보이셔서 좋아요”

    어르신은 평소 혼자 식사를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센터에서는 하원 차량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시간이 빠듯한 날에는 식사를 조금 더 수월하게 마치실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드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제가 곁에 앉아 식사를 도와드렸습니다.

    한 숟가락씩 식사를 도와드리면서 아까부터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말을 건넸습니다.

    “어르신, 오늘 좋아 보이셔서 좋아요.”

    그러자 어르신께서 제 얼굴을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좋아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도 웃음이 났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 보이셨는데, 어르신 스스로도 몸과 마음이 괜찮다고 느끼고 계신 것 같아 더욱 반가웠습니다.

    아픈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으셨을 텐데, 오늘만큼은 어르신께서도 자신의 좋은 상태를 느끼고 계신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좋아서 “좋아요”라고 말씀드렸고, 어르신도 좋아서 “저도 좋아요”라고 답하셨습니다.

    별것 아닌 짧은 대화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서로의 마음이 같은 곳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좋은 날에는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뵙다 보면 늘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는 괜찮으셨는데 오늘은 힘이 없어 보이실 때도 있고, 잘하시던 일을 유난히 힘들어하시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 한쪽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은 날은 더 반갑습니다.

    휠체어에 반듯하게 앉아 계시는 모습도, 혼자 색칠에 집중하시는 모습도, 식사를 잘하시는 모습도 하나하나가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어르신들을 매일 가까이에서 뵙다 보니 이제는 이런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잘 앉아 계시는 것, 잘 드시는 것, 무언가에 집중하시는 것,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당연하게 보였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이 평소보다 편안하고 또렷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바라게 됩니다.

    ‘내일도 오늘 같으셨으면 좋겠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꼭 더 좋아지지 않더라도 오늘처럼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을 때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해야 할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평소와 다른 점은 없는지 살피게 됩니다.

    그리고 좋은 변화가 보이면 저도 함께 기뻐하게 됩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어르신이 좋아 보이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특별한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생겼습니다.

    내일 센터에 오셨을 때도 오늘처럼 편안한 얼굴로 앉아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생각 : 어르신이 조금이라도 좋아지시는 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