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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오기 전 눈에 먼저 나타난다?” 안과에서 망막을 보는 이유

복지라라 2026. 10. 1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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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검사를 생각하면 보통 기억력 검사나 뇌 MRI, PET 검사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자들이 의외의 곳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눈, 그중에서도 망막입니다.

    눈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최근에는 안과에서 사용하는 망막 촬영 기술에 인공지능(AI)까지 결합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서를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10월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리뷰에서는 2017년부터 2025년 중반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들을 분석해 AI 기반 망막 영상이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에 활용될 가능성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연구자들은 왜 뇌가 아니라 눈을 보고 있는 걸까요?

    망막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조기 징후를 연구하는 모습
    눈의 망막 변화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망막 검사가 치매 조기 발견에 활용될 가능성을 연구하는 내용을 표현했습니다.

    눈을 들여다보는데 왜 뇌 건강을 알 수 있을까?

    망막은 단순히 사물을 보는 역할만 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신경세포와 혈관으로 구성돼 있고 중추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망막을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으로 주목해 왔습니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해서도 여러 변화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망막 신경섬유층과 신경절세포층의 두께 변화, 망막의 미세혈관 변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2026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초기 또는 전임상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해 망막 신경층의 두께와 미세혈관에서 여러 변화가 보고됐다고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검사가 OCT(빛간섭단층촬영)입니다.

    눈에 직접 칼을 대거나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 빛을 이용해 망막의 여러 층을 자세하게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여기에 망막 미세혈관까지 살펴볼 수 있는 OCT-A와 AI 분석 기술을 결합해 사람의 눈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패턴을 찾아내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실제로 어떤 변화가 발견됐을까?

    올해 발표된 연구 중에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의 망막과 혈액 바이오마커를 함께 분석한 연구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8명과 대조군 40명을 대상으로 OCT, OCT-A와 망막 기능검사 등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병 그룹에서는 눈 중심부인 황반과 중심와 주변의 일부 망막·미세혈관 지표가 혈액 속 알츠하이머 관련 바이오마커와 연관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특히 최근 알츠하이머 혈액검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p-tau217 등과 망막의 특정 변화 사이의 연관성도 보고됐습니다.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초분광 망막영상과 OCT를 함께 분석했을 때 뇌에 아밀로이드가 확인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가능성도 제시됐습니다.

    아직 연구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혈액검사와 눈 검사를 함께 이용하는 방식이 가능할지 관심을 끄는 이유입니다.

    그럼 안과에 가면 치매를 미리 알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현재 일반 안과에서 OCT 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그 결과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거나 앞으로 치매에 걸릴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연구마다 망막 변화의 방향과 정도가 일정하지 않았고 연구 대상자가 적거나 단면 연구가 많다는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눈의 변화는 녹내장이나 황반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질환의 영향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만의 특징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눈 검사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가 아니라 '망막이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을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지만 연구가 계속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망막 촬영은 뇌 PET 검사 등에 비해 비교적 간편하고 비침습적으로 반복해서 검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충분한 연구가 축적되고 AI 분석 정확도가 높아진다면 정기적인 눈 검사에서 발견된 변화가 뇌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는 신호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치매 연구가 이제 기억력만 보는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피 한 번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단서를 찾는 혈액검사가 등장한 데 이어 이제는 눈에서도 단서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건강검진이나 안과 검사를 받으면서 눈 건강뿐 아니라 뇌 건강의 위험신호까지 함께 확인하는 시대가 올까요?

    아직은 연구 단계이지만 앞으로의 결과를 지켜볼 만한 분야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