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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돌봄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일을 완전히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의 병원 진료나 식사, 약 복용을 챙겨야 하지만 하루 종일 곁에 있어야 하는 상황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휴직보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일을 계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앞서 살펴본 가족 돌봄 휴가와 가족 돌봄 휴직이 일정 기간 일을 쉬면서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라면, 가족 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은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
특히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근무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알아둘 만합니다. 가족 돌봄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이나 은퇴 준비, 학업 때문에 근무시간을 줄여야 할 때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가족 돌봄뿐 아니라 내 건강과 은퇴 준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 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은 이름 때문에 부모님이나 가족을 간병하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에서 인정하는 사유는 더 넓습니다.
가족의 질병·사고·노령으로 가족을 돌봐야 하는 경우뿐 아니라 근로자 본인의 질병이나 사고로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하는 경우, 55세 이상 근로자가 은퇴를 준비하는 경우, 학업을 위한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령의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퇴근 시간을 앞당겨야 하는 직장인이나 치료를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근로자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55세 이후 퇴직을 준비하면서 근무시간을 줄이는 경우도 제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이 제도는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복지라기보다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이 필요한 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속 근로제도에 가깝습니다.
특히 55세 이상 근로자의 은퇴 준비가 단축 사유에 포함된다는 점은 알아둘 만합니다. 여기서 은퇴 준비는 단순히 쉬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이어온 직장생활에서 퇴직 이후의 생활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퇴직 후 새로운 일을 준비하거나 앞으로의 생활을 계획해야 하는 시기에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학업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새로운 자격을 준비하거나 배움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하루의 몇 시간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족 돌봄에서 시작된 제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중년 이후의 직장생활과 새로운 준비까지 활용 범위가 넓은 제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일주일에 몇 시간까지 일할 수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이 허용되면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당 15시간 이상, 30시간 이하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하루에 몇 시간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정해 놓은 방식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주당 근로시간 범위 안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사용 기간은 기본적으로 1년 이내입니다. 가족 돌봄, 본인 건강, 55세 이상 은퇴 준비를 이유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추가로 2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학업을 이유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추가 연장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임금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에서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적용하는 부분까지 동일하게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청하기 전에 회사에 단축 후 예상 근무시간과 임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근로시간 단축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하거나 부당하게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단축 기간이 끝난 뒤에는 원래 하던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로 복귀시키도록 법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신청하기 전에 회사와 꼭 확인해야 할 것
가족 돌봄 등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을 이용하려면 원칙적으로 단축을 시작하려는 날의 30일 전까지 회사에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할 때는 단축 사유와 시작일·종료일, 단축 기간 동안의 근무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 등을 적어 제출합니다.
신청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반드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속 근로한 기간이 6개월 미만이거나 회사가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생기는 경우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사업주가 허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신청하기 전에는 내가 하루에 몇 시간 또는 일주일에 몇 시간을 근무할 것인지 회사와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임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축 후 근무시간과 예상 급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가족을 돌본다고 하면 일을 쉬거나 그만두는 방법부터 떠올리기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모든 돌봄이 하루 종일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침이나 저녁 몇 시간만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있어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제도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일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근무시간을 줄여 두 가지를 함께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는 생활이 완전히 어려워진 뒤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족을 돌보는 일 때문에 자신의 삶과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