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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지 않던 어르신, 보호자분이 센터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복지라라 2026. 9. 10. 07:14

목차


    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면 처음에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말을 걸어도 짧게 대답하시고,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있어도 좀처럼 웃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억지로 가까워지려고 하기보다 매일 인사를 드리고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며 기다리게 됩니다.

    센터에 늘 표정이 어둡고 말씀이 거의 없는 어르신이 한 분 계셨습니다.

    나중에 보호자분에게 들으니 오랫동안 통풍을 앓으면서 손의 모양이 많이 변했고, 그 모습 때문에 스스로 위축되어 평소에도 우울하게 지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보호자분이 센터로 전화를 주셨다고 합니다.

    “센터에 다니고 나서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가 처음 어르신의 손을 잡았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통풍으로 손이 불편한 어르신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주야간보호센터 요양보호사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늘 표정이 어두웠던 어르신

    센터에서 처음 뵈었을 때부터 유난히 말씀이 없고 표정이 어두운 어르신이 한 분 계셨습니다.

    다른 어르신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 계셔도 먼저 말을 건네시는 일이 거의 없었고, 누군가 말을 걸어도 짧게 대답하시거나 그냥 가만히 계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웃으시는 모습도 좀처럼 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원래 성격이 조용한 분인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센터에 처음 오신 분들은 낯선 환경 때문에 한동안 말씀이 줄어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 가까이에서 뵙다 보니 한 가지가 계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르신의 손 모양이 일반적인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손가락 관절이 많이 변형되어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르신은 오랫동안 통풍을 앓고 계셨습니다.

    통풍 때문에 손의 모양도 많이 달라졌고, 보호자분 말씀으로는 어르신 스스로도 그 부분을 많이 의식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자신의 손 모양 때문에 위축되는 마음도 있으셨고, 평소에도 우울한 상태로 지내시는 날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처음 센터에서 뵈었을 때 어르신의 표정이 왜 그렇게 굳어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한 것만으로도 힘든데 자신의 모습까지 계속 신경 쓰인다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손을 잡았을 때 처음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어르신을 가까이에서 뵈었던 날 저는 별다른 생각 없이 어르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물었습니다.

    “어르신, 손이 왜 그러세요?”

    그런데 어르신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 얼굴을 바라보지도 않으시고 그냥 가만히 계셨습니다.

    순간 괜히 여쭤봤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말씀하고 싶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저도 평소처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뒤에도 센터에서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드렸고, 가까이 있을 때면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무엇을 특별히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다른 어르신들을 대할 때와 똑같이 대하려고 했습니다.

    며칠 뒤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어르신 옆에 앉게 되었고, 그날도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전에 했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여쭤봤습니다.

    “어르신, 손은 왜 이렇게 되셨어요?”

    이번에는 어르신이 가만히 계시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아주 짧게 말씀하셨습니다.

    “통풍이야.”

    정말 짧은 한마디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던 분이 두 번째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이제 조금은 마음을 열어주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날 갑자기 말씀이 많아지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조용하셨고, 표정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가 말을 걸었을 때 듣고 있다는 반응을 보여주시기도 했고, 가끔 짧게라도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센터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사람들과의 거리도 아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시간이 지나면서 센터에 적응하고 계신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호자분이 센터로 전화를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호자분은 어르신에게 아주 반가운 변화가 생겼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봤어요.”

    그리고 센터에 감사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센터에서는 아주 잠깐의 표정 변화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어르신을 지켜본 가족에게는 그 웃음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늘 우울하게 지내시던 분이 웃으셨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보호자분에게는 큰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 말을 듣고 처음 어르신의 손을 잡았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족에게는 그 한 번의 웃음이 큰 변화였습니다

    보호자분이 센터로 전화를 주셨다는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봤어요.”

    센터에서는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웃음이었지만, 오랫동안 어르신을 곁에서 지켜본 가족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평소 자신의 모습에 위축되어 있고 우울한 상태로 지내셨던 분이었기에 보호자분에게는 웃는 얼굴 한 번이 무척 반가웠을 것입니다.

    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해서 사람의 성격이나 마음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불편할 수 있고, 프로그램이나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마음처럼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같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하고, 다른 어르신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이 생깁니다.

    센터에서 일하다 보니 저는 그런 변화가 아주 작게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없던 분이 먼저 한마디를 건네기도 하고, 늘 가만히 계시던 분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권하면 싫다고 하시던 분이 어느 날은 별말 없이 따라주시기도 하고, 굳어 있던 얼굴에 잠깐 웃음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눈에 띄게 큰 변화는 아닙니다.

    그래도 매일 곁에서 지켜보다 보면 어제와 조금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번 어르신도 그런 과정 속에 계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 한 사람의 노력 때문이라기보다 센터에서 여러 사람과 부딪히고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집에서도 이어져 보호자분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센터에서 일하기 전에는 돌봄이라고 하면 식사를 챙겨드리고, 이동을 도와드리고, 몸이 불편하지 않도록 살펴드리는 일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어르신들과 생활해보니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이름을 불러드리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자연스럽게 곁에 있어 드리는 일도 돌봄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마음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 분에게는 자신을 특별하거나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호자분의 전화 한 통 덕분에 저도 어르신의 변화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센터에서 그분의 웃는 모습을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생각: 어르신의 작은 변화 하나를 발견하는 것도 돌봄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보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