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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이 끝나고 나면 제 주머니가 불룩해져 있습니다

복지라라 2026. 9. 16. 05:48

목차


    아침이면 어르신들이 한 분씩 센터에 도착하십니다.

    “어르신, 잘 주무셨어요?”

    인사를 드리고 자리까지 모셔다드리다 보면 어느새 손에 무언가가 쥐어질 때가 있습니다.

    사탕 하나입니다.

    “선생님, 이거 먹어.”

    괜찮다고 말씀드려도 손에 꼭 쥐여주십니다.

    어떤 어르신은 가방 안에서 한참을 찾으시더니 사탕 하나를 꺼내주시고, 어떤 어르신은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것을 슬며시 제 손에 건네주십니다.

    처음에는 받을 때마다 “어르신 드세요. 저는 괜찮아요.” 하며 돌려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서운해하십니다.

    “내가 주는 건데 받아.”

    결국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하고 받습니다.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사탕을 건네는 모습
    어르신의 작은 사탕에 담긴 따뜻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

    사탕 하나에 담긴 마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사탕 하나는 크지도 않고 비싼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건네주시는 사탕은 이상하게 그냥 사탕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고맙다는 말 대신 건네주시는 분도 계시고, 반가운 마음을 표현하듯 손에 꼭 쥐여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르신들께서 가지고 계신 작은 것 하나를 나누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사탕을 받을 때마다 먼저 어르신 얼굴을 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어르신.”

    그러면 어르신도 웃으십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제가 사탕을 받은 건지, 더 큰 것을 받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등원이 끝나면 어느새 주머니가 불룩해져 있습니다

    한 분에게 하나, 또 다른 분에게 하나.

    그렇게 아침 등원이 끝나고 나면 어느새 제 주머니가 불룩해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면 사탕이 몇 개씩 잡힙니다.

    그럴 때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납니다.

    이건 사탕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제게 주신 사랑이구나.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힘든 순간도 있습니다. 몸이 힘든 날도 있고 마음이 지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작은 순간들이 하루를 또 버티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고마워.”

    “이거 하나 먹어.”

    짧은 말과 함께 손에 쥐여주시는 작은 사탕 하나.

    어쩌면 어르신들에게는 그것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주머니는 조금 불룩합니다.

    사탕 몇 개가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건네주신 마음이 차곡차곡 들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주머니 속 사탕에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제가 어르신들을 돌봐드리고 있다고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걷기 힘드시면 옆에서 부축해드리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챙겨드리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살펴드리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가 어르신들을 챙겨드리는 동안 어르신들도 저를 챙겨주고 계셨습니다.

    “밥은 먹었어?”

    “선생님도 앉아서 좀 쉬어.”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면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가지고 계시던 사탕 하나를 제 손에 꼭 쥐여주십니다.

    어르신들께는 아주 작은 표현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 마음을 받을 때마다 참 따뜻합니다.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의 관계가 언제나 한쪽에서 돌보고 다른 한쪽에서 돌봄을 받는 관계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르신들의 하루를 챙겨드리고, 어르신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사탕 하나로 제 하루를 챙겨주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힘든 날에도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생깁니다.

    별것 아닌 사탕 하나인데도 그 사탕을 건네는 손에는 “고마워”, “잘 먹어”, “선생님도 힘내”라는 여러 마음이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등원이 끝나면 제 주머니에는 사탕이 몇 개씩 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기분 좋게 받아두려고 합니다.

    그것이 어르신들이 제게 건네주시는 작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 : 제가 어르신들을 돌봐드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저도 매일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