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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지르며 손을 놓지 않으시던 어르신,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복지라라 2026. 8. 25. 05:28

목차


    센터에 처음 오셨을 때부터 유난히 불안해하시는 어르신 한 분이 계셨습니다.

    가만히 앉아 계시는 것이 어려워 보였고 큰소리로 계속 무언가를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 곁에 있으면 손이나 옷을 꼭 붙잡으셨고, 한번 잡으면 좀처럼 놓으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이 자리를 옮기려고 하면 더 불안해하셨습니다. 다시 붙잡으려고 하셨고 큰소리를 내실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어떻게 말을 건네야 마음이 편안해지실지, 손을 꼭 붙잡고 계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르신의 행동보다 제 눈에 더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분을 돌보는 선생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기다려주는 마음이 만드는 어르신의 변화
    서두르지 않고 곁을 지키며 기다려주는 돌봄이 어르신의 편안한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계속 붙잡으셔도 선생님들은 다시 곁으로 가셨습니다

    특히 남자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애쓰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어르신이 큰소리를 내셔도 목소리를 더 높여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꼭 붙잡고 놓지 않으실 때도 무조건 손을 떼어놓으려고 하기보다 먼저 말을 건네고 마음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 괜찮아지신 것 같다가 다시 불안해하시기도 했고, 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계속 옆에 있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센터에는 그 어르신 한 분만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어르신들의 식사도 챙겨야 하고 이동도 도와드려야 하고 프로그램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선생님들은 어르신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또 불안해하시면 다시 가서 말을 건네고, 붙잡으시면 다시 받아주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계실 수 있도록 계속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속으로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참 힘드시겠다.’

    제가 잠깐 옆에 있어보는 것과 매일 같은 행동을 받아드리며 돌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르신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 변화만큼이나 선생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조건 막기보다 그분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센터장님도 그 어르신을 대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셨습니다.

    불안한 행동을 단순히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 더 불안해하시는지 살펴보고, 그 순간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마다 같은 방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잘 맞았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어르신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고, 어제 괜찮았던 방법이 오늘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었습니다.

    센터장님과 선생님들은 그럴 때마다 다시 방법을 바꿔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정말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처럼 하루 종일 큰소리를 내시는 모습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누군가를 계속 붙잡고 있어야만 안심하시던 모습에서도 조금씩 편안한 시간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 만에 갑자기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많이 편안해 보이다가 다음 날 다시 불안해하시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처음 오셨을 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분명 달라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변화가 참 신기하면서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곁에서 애써주신 선생님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어르신이 조금 편안해지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수고가 필요한지, 저는 그분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변화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선생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그 어르신을 뵈었을 때는 솔직히 저도 겁이 났습니다.

    큰소리가 갑자기 들리기도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꼭 붙잡고 놓지 않으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괜히 제가 잘못 대응했다가 더 불안하게 해드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 요양보호사로 일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만날 때마다 배워야 할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럴 때 제가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옆에서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남자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그 어르신 곁에서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고맙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한두 번 잘해드리는 것은 어쩌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고, 어제 했던 방법이 오늘은 통하지 않을 때도 있는데 매번 다시 곁으로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소리를 내시면 다시 말을 걸어드리고, 불안해하시면 옆에 있어드리고, 누군가를 붙잡으시면 마음이 조금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드렸습니다.

    그런 시간이 하루하루 쌓였습니다.

    센터장님도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어르신이 어떤 상황에서 편안해지는지 살펴보고 그분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선생님들과 함께 적용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예전처럼 계속 큰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간이 생기고, 누군가를 붙잡지 않고도 편안하게 계시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매일 좋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는 편안하셨는데 오늘 다시 불안해하실 수도 있고, 잘 참여하시다가 갑자기 큰소리를 내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오셨을 때를 생각하면 분명 달라지셨습니다.

    요즘 편안하게 계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놓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 뒤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어드린 사람도 있었고, 붙잡힌 손을 성급하게 뿌리치지 않은 사람도 있었고, 오늘은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식사를 챙기고, 이동을 돕고, 씻는 것을 도와드리는 것이 돌봄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컸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지내다 보니 마음이 불안한 분이 조금 편안해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아주 중요한 돌봄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어르신 한 분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저는 그분에게도 감사하지만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더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저라면 저렇게 오래 기다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 저는 배우는 중입니다. 어떤 날은 잘했다고 생각했다가도 다음 날이면 제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느낍니다.

    그래도 가까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내 생각에는 돌봄에서 사람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곁으로 가주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편안해지시는 어르신을 보면서, 그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들과 센터장님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