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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떤 기준으로 등급이 결정되는지였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으니 당연히 높은 등급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질병의 이름만으로 등급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르신이 혼자서 식사하거나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지, 이동할 때 도움이 필요한지, 인지기능과 행동 변화는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등급을 결정합니다.
장기요양등급은 어르신에게 필요한 돌봄의 정도를 구분한 기준입니다.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장기요양서비스와 월별 급여 한도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청을 준비하는 가족이라면 각 등급의 의미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기요양등급이 무엇인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어떻게 구분되는지 알기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란 무엇일까?
장기요양등급은 고령이나 치매, 뇌혈관질환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이 어느 정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판단한 결과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하면 공단 직원이 신청인의 거주지를 방문하여 신체기능, 인지기능, 행동 변화, 간호처치 필요 여부와 재활 상태 등을 조사합니다.
방문조사 결과와 의사소견서 등을 바탕으로 장기요양인정점수가 산정되며, 이후 등급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급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같은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것은 아니며, 연세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등급이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장기요양등급은 질병의 심각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기능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장기요양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어떻게 구분될까?
장기요양 1등급
1등급은 심신의 기능 상태가 많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서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를 말합니다. 장기요양인정점수가 95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혼자 몸을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기 어렵고, 식사와 배설, 세면, 옷 갈아입기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거나 거동이 매우 어려운 어르신이 주로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등급은 특정 증상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기능 상태를 종합하여 결정됩니다.
장기요양 2등급
2등급은 심신의 기능 상태 장애로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장기요양인정점수가 75점 이상 95점 미만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일부 동작은 스스로 할 수 있지만 이동하거나 씻고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행이 불안정하여 낙상 위험이 높거나, 인지기능 저하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1등급보다는 남아 있는 기능이 있지만 가족이나 돌봄 인력의 지속적인 관찰과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장기요양 3등급
3등급은 심신의 기능 상태 장애로 일상생활에서 부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며, 장기요양인정점수는 60점 이상 75점 미만입니다.
집 안에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고 간단한 행동은 혼자 할 수 있지만, 목욕이나 외출, 식사 준비, 약 복용 관리처럼 일부 활동에서는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혼자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있더라도 장시간 방치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요양 4등급
4등급은 심신의 기능 상태 장애로 일상생활의 일정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장기요양인정점수가 51점 이상 60점 미만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기본적인 동작을 어느 정도 혼자 할 수 있으나 체력이 약하거나 보행이 불안정하여 외출과 가사활동에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 저하나 판단력 저하로 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하거나, 가스와 전기 사용에서 위험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적 움직임이 가능해 보여도 일상생활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가족의 확인과 지원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장기요양 5등급
5등급은 노인성 질병에 해당하는 치매환자 가운데 장기요양인정점수가 45점 이상 51점 미만인 경우입니다. 5등급은 다른 등급과 달리 치매환자라는 조건이 함께 적용됩니다.
신체적으로는 비교적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길을 잃는 행동, 약 복용을 잊는 문제, 밤낮이 바뀌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몸을 움직이는 능력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인지기능 저하로 지속적인 보호와 돌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인지지원등급도 함께 알아두세요
장기요양보험에는 1등급부터 5등급 외에 인지지원등급도 있습니다. 인지지원등급은 치매환자 가운데 장기요양인정점수가 45점 미만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신체기능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경증 치매로 인해 인지활동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경우 받을 수 있습니다. 인지지원등급은 이용할 수 있는 급여의 범위가 다른 등급보다 제한될 수 있으므로 장기요양인정서와 개인별 장기요양이용계획서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요양등급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될까?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려면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신청이 접수되면 교육을 받은 공단 직원이 신청인의 거주지를 방문하여 인정조사를 진행합니다. 조사에서는 최근의 신체기능과 인지 상태, 행동 변화, 간호처치와 재활 필요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방문조사에서는 어르신이 실제로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평소 모든 일을 대신해 주고 있다면 어르신이 혼자 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 생기는 지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넘어졌던 일, 길을 잃었던 경험, 약을 잘못 복용한 일처럼 실제 사례를 미리 정리해 두면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후 의사소견서와 방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요양인정점수가 산정되고,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최종 등급을 심의합니다. 등급이 결정되면 장기요양인정서와 개인별장기요양이용계획서 등을 받게 되며, 이를 확인한 뒤 장기요양기관과 상담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등급이 높으면 무조건 더 좋은 것일까?
장기요양등급은 시험 점수나 혜택의 우열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한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르신의 상태에 맞는 등급을 받고 필요한 서비스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같은 등급을 받은 어르신이라도 건강 상태와 가족 환경, 주거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돌봄서비스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방문요양이 적합한 분이 있는가 하면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분도 있습니다. 거동이 매우 어렵거나 가정에서 계속 돌보기 힘든 경우에는 시설급여 이용 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등급과 2등급은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3등급부터 5등급은 재가급여 이용을 기본으로 하지만, 가족의 수발이 어렵거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 치매로 인한 문제행동 때문에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시설급여 필요성을 인정받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등급 결과가 예상과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등급이 나오거나 등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진단명이 가볍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조사 당시 확인된 일상생활 수행 능력과 장기요양인정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결정통지서의 내용과 불복 절차를 확인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등급을 받은 뒤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크게 나빠졌다면 등급변경 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입원이나 수술, 낙상, 치매 증상 악화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정도가 달라졌다면 현재 상태를 다시 확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할 때 기억할 점
방문조사를 받을 때 잠시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해서 평소보다 상태를 좋게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등급을 높이기 위해 실제보다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르신이 평소 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 역시 어머니를 돌보면서 치매라는 진단명만 알고 있었을 뿐, 일상생활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정리해 보는 일은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식사, 배변, 이동, 약 복용, 길 찾기, 야간 행동처럼 생활 속 상황을 하나씩 살펴보니 어머니에게 어떤 돌봄이 필요한지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은 어르신을 평가하거나 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필요한 돌봄의 정도를 확인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연결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부모님의 거동이나 인지기능이 이전과 달라졌다면 가족만의 힘으로 버티기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상담하여 장기요양인정 신청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과 준비서류, 방문조사를 받을 때 가족이 미리 준비하면 좋은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