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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결혼 후 일을 그만둔 전업주부나 아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이라면 “소득도 없는데 국민연금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현재 국민연금 가입 대상에서 빠져 있는 전업주부 등 무소득 배우자와 일정 연령의 무소득 청년을 국민연금 제도 안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가입자를 늘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소득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국민연금 제도 밖에 있었던 사람에게도 자신의 노후연금을 준비할 기회를 넓혀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업주부와 무소득 청년, 왜 국민연금에서 빠져 있었을까?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 가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소득활동을 하지 않는 사업장가입자 등의 배우자는 지역가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적이 없으면서 소득활동도 하지 않는 27세 미만 청년도 지역가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전업주부는 원한다면 지금도 ‘임의가입’을 통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선택사항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전업주부 등 무소득 배우자와 18세 이상 27세 미만 무소득 청년을 지역가입자 안의 ‘납부예외자’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소득이 없다고 국민연금 제도 밖으로 완전히 빼놓기보다는 일단 국민연금 가입체계 안에 들어오도록 하자는 방향입니다.
소득 없는 전업주부도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야 할까?
이번 소식을 접한 전업주부라면 가장 먼저 이런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소득도 없는데 앞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건가?”
현재 알려진 개편 방향의 핵심은 그것과 다릅니다.
소득이 없는 사람을 지역가입자로 편입하더라도 ‘납부예외자’로 관리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낼 수 없는 기간에는 당장 보험료를 부담시키기보다 국민연금 가입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나중에 활용할 수 있는 추후납부(추납)입니다.
향후 취업하거나 경제적 여유가 생겼을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한다면 과거 납부예외 기간의 보험료를 추후 납부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최소 10년의 가입기간을 충족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입기간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과거의 납부예외 기간이 상당히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꼭 알아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납부예외자로 편입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간이 자동으로 보험료를 낸 기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자동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난다고 이해해서도 안 됩니다.
약 667만 명 영향 가능성…‘1인 1연금’으로 가나
이번 개편 논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대상자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무소득 배우자와 27세 미만 무소득 청년 등 현재 법적으로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은 약 667만 명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실직 등으로 보험료 납부를 중단한 납부예외자와 장기체납자 등을 포함하면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의 규모는 더 커집니다.
결국 이번 논의는 국민연금의 방향을 사실상 ‘1가구 1연금’에서 ‘1인 1연금’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업주부에게는 의미가 큽니다.
배우자가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고 해서 자신의 노후생활까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부부가 각각 자신의 이름으로 연금 수급권을 만들어 두는 것이 노후 준비 측면에서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업주부와 무소득 청년이 지금 당장 모두 지역가입자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국민연금 가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단계이므로 실제 시행 여부와 시행 시기, 구체적인 대상, 보험료 지원 및 추후납부 방식 등은 향후 확정되는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논의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단순히 ‘보험료를 더 걷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소득이 없더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노후연금을 준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업주부로 오랫동안 가족을 돌본 사람도, 취업을 준비하느라 아직 소득이 없는 청년도 언젠가는 노후를 맞습니다.
이번 개편이 실제 시행된다면 누군가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또는 아직 취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제도 밖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조금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확정 시행된 제도는 아닙니다. 앞으로 관련 제도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확인한 뒤 자신의 국민연금 가입 상태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