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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간보호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식사를 돕고, 화장실 이동을 도와드리고, 운동을 권해드리고, 인지활동을 함께하는 일. 직접 일을 해보니 물론 이런 일들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일해보니 어르신들 곁에서 직접 도와드리는 일만큼이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 청소입니다.
우리 센터에서는 해야 할 일을 매일 또는 일주일 단위로 나누어 맡습니다. 화장실 청소도 일주일 동안 담당자가 정해지는데,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을 맡아 관리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냥 일반적인 화장실 청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집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게 닦습니다
화장실 청소를 맡은 날이면 락스와 세제를 푼 물을 준비해 변기부터 바닥까지 하나하나 닦습니다.
어르신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이용하시는 곳이다 보니 대충 눈에 보이는 곳만 닦고 끝낼 수가 없습니다. 변기 주변도 꼼꼼하게 닦고 바닥에 묻은 오염도 확인하면서 구석구석 청소합니다.
제가 집에서 화장실 청소를 할 때보다 오히려 더 신경을 씁니다.
그래서 가끔은 속으로 이런 생각도 합니다.
‘우리 집 화장실도 이렇게까지 닦지는 않는데.’
하지만 센터 화장실은 여러 어르신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신 분도 계시고 화장실 사용에 도움이 필요한 분도 계시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소가 끝났다고 해서 바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바닥의 물기입니다.
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한 번 더 닦아냅니다.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젖어 있는 부분이 있으면 마른걸레로 다시 닦습니다.
청소를 끝냈을 때는 바닥에 물기 하나 남아 있지 않을 정도입니다.
깨끗하게 닦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습니다
센터에서 화장실 바닥의 물기를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젊은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물기 한 방울도 어르신에게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워커를 이용하시는 분도 계시고, 보행이 불안정해 옆에서 부축해야 하는 분도 계십니다. 다리에 힘이 부족하거나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어르신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젖은 바닥에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저는 자꾸 바닥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여기 물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가.’
‘어르신이 들어오셨을 때 미끄럽지는 않을까.’
처음에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청소라고 생각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깨끗하게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르신이 안전하게 들어갔다가 안전하게 나오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까지가 청소였습니다.
누가 알아주는 일도 아니고, 청소가 잘됐다고 특별히 칭찬을 받는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잘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변기를 닦고 바닥을 닦은 뒤 마지막 남은 물기까지 훔쳐냅니다.
그리고 깨끗해진 화장실을 한번 둘러봅니다.
제 집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게 닦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일도 결국 돌봄이었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기 전에는 어르신의 식사를 돕고, 걷는 것을 부축하고, 화장실에 모시고 가는 것이 주된 돌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일해보니 어르신 곁에서 하는 일만 돌봄은 아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오시기 전부터 준비해야 할 일이 있고, 식사가 끝나면 정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여러 어르신이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도 늘 깨끗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화장실 청소 역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변기를 닦고 바닥을 청소한 뒤 물기 하나 남지 않도록 다시 살펴보는 이유도 결국 어르신들의 안전 때문입니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저도 몰랐습니다.
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아무 사고 없이 하루를 보내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한지를 말입니다.
누군가는 운동을 도와드리고, 누군가는 식사를 챙기고, 또 누군가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닦습니다. 서로 다른 일처럼 보여도 결국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해진 바닥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아무도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다녀가셨으면 좋겠다.’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열심히 닦고 또 살피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 : 돌봄은 어르신 곁에서 직접 돕는 일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전한 하루를 만들어드리는 일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