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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모가 자꾸 집에 가겠다고 할 때, 가족이 알아야 할 대처 방법

복지라라 2026. 8. 15. 05:16

목차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가족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수십 년을 살아온 자신의 집에 계시면서도 갑자기 “나 이제 집에 가야 해”,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야”라고 말씀하시는 경우입니다.

    처음 이런 말을 들으면 가족은 당황합니다. “엄마, 여기가 엄마 집이잖아. 여기서 몇십 년을 살았는데 왜 그래?”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주소나 주변 물건을 보여주면서 지금 있는 곳이 집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치매 어르신에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장소를 잘못 알고 있다는 뜻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기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거나, 지금 있는 곳에서 불안함을 느끼거나, 익숙했던 사람과 생활을 찾고 있다는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을 바로잡는 것보다 먼저 그 말 속에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 가겠다며 현관을 나서려는 치매 어르신을 가족이 곁에서 차분하게 안심시키는 모습
    자기 집에서도 “집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치매 어르신의 혼란과 이를 이해하며 대응하려는 가족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치매 어르신은 왜 자기 집에서도 집에 가겠다고 할까

    치매로 기억력이 떨어지면 최근의 일부터 기억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보다 어린 시절 살았던 집이나 부모님과 함께 지냈던 시절의 기억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80대나 90대 어르신이 “엄마한테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찾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어르신의 기억 속에서는 자신이 훨씬 젊었던 시절로 돌아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집’이라는 말이 반드시 건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르신에게 집은 편안하고 안전하며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곳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피곤하거나 불안할 때, 주변이 시끄러울 때, 낯선 사람이 왔을 때에도 “집에 가겠다”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지는 저녁 무렵 갑자기 불안해지거나 집에 가야 한다고 서두르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시간대도 기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가 고픈지, 화장실이 급한지, 통증이 있는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처럼 몸의 불편함이 행동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가 집이야”라고 계속 설명해도 통하지 않는 이유

    가족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현실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여기가 엄마 집이야”, “엄마는 지금 90살이야”, “할머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어”라고 사실을 알려주면 이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매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는 단순히 정보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방금 설명을 이해했더라도 잠시 후 그 내용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족은 같은 설명을 다시 해야 하고, 어르신은 자신이 틀렸다는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상하기 쉽습니다. 가족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지?”라는 생각이 들고, 어르신은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느껴 더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로 “아니야”라고 부정하기보다는 먼저 “집에 가고 싶으세요?”, “집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싶으세요?”처럼 어르신의 말을 받아주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답을 듣다 보면 어르신이 원하는 것이 실제 외출인지, 부모님을 찾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불안하고 피곤해서 편안한 곳을 찾는 것인지 짐작할 단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에 가겠다는 말을 반복할 때 가족이 해볼 수 있는 대처

    어르신이 현관으로 나가려고 한다면 무조건 붙잡고 “못 나가”라고 막는 것부터 하기보다는 먼저 안전을 확보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같이 가요. 그전에 물 한 잔 드시고 가세요”라고 말하며 자리에 앉도록 돕거나, 좋아하는 간식이나 사진, 음악 등 익숙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옮겨볼 수 있습니다. 수건 접기나 식탁 정리처럼 평소 익숙했던 간단한 일을 부탁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다만 모든 행동을 치매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심하게 초조해지거나 혼란이 심해졌다면 통증, 변비, 탈수, 감염, 약물 변화, 수면 부족 등 다른 원인이 없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의식 변화나 심한 혼란이 나타난다면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안전관리는 더욱 중요합니다. 현관 주변에 위험한 물건을 두지 않고, 혼자 외출했을 때를 대비해 연락 가능한 정보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배회 가능성이 높은 어르신이라면 치매안심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종예방 관련 서비스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는 같은 말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받아주는 일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러나 “여기가 집이라고 몇 번을 말했어”라는 사실 확인보다 “지금 불안하신가 보다”라고 행동의 원인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대응 방법도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이 말하는 ‘집’은 우리가 생각하는 주소와 같은 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젊었던 시절의 기억, 부모님이 계셨던 곳, 마음이 편했던 시간 자체를 찾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겠다는 말을 완전히 멈추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언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직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해드렸을 때 편안해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록이 쌓이면 가족뿐 아니라 주야간보호센터나 방문요양기관과 어르신의 상태를 공유할 때에도 도움이 됩니다.

    치매 돌봄에서는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어르신이 지금 느끼는 불안을 줄여드리는 것이 더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여기가 집이야”라는 말을 반복하기 전에, 어르신이 찾고 있는 ‘집’이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