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치매 어르신이 갑자기 화를 내고 공격적으로 변할 때 먼저 살펴봐야 할 것

복지라라 2026. 8. 16. 13:57

목차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조금 전까지 괜찮으셨는데 갑자기 “안 먹어”, “안 씻어”, “싫어”라며 거부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식사를 거르면 건강이 걱정되고, 씻지 않으려고 하면 위생 문제도 신경 쓰이니 가족은 어떻게든 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도 식사를 거부하거나 양치를 하지 않으려는 분, 프로그램 참여를 싫다고 하는 분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행동이 단순한 고집만은 아닐 때가 많습니다. 어르신이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화를 내는 치매 어르신을 요양보호사가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모습
    주야간보호센터에서 갑자기 화를 내며 흥분한 치매 어르신에게 요양보호사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말을 건네는 모습입니다

    치매 어르신이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지금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씻으러 가요”라는 간단한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르신은 왜 옷을 벗어야 하는지, 왜 다른 사람이 몸을 만지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억지로 옷을 벗기거나 팔을 잡으면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위협받는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거부할 때도 무조건 치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입안이나 틀니가 불편하지 않은지, 변비나 소화 문제는 없는지, 음식이 너무 뜨겁거나 삼키기 어렵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평소 잘 드시던 분이 갑자기 거의 먹지 않거나 기운이 크게 떨어졌다면 몸 상태의 변화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억지로 하기보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권해보세요

    출근 시간이 다가오거나 센터 차량이 기다리고 있으면 보호자도 마음이 급해집니다. 하지만 계속 설득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면 오히려 거부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권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목욕해야 해요”보다는 “따뜻한 물로 얼굴부터 닦아볼까요?”, “밥 먹어야죠”보다는 “이것 한 숟가락만 드셔보세요”처럼 부담을 줄여 말할 수 있습니다.

    센터에서 지켜보면 같은 어르신도 어떤 날은 잘 따라주시다가 어떤 날은 평소 하시던 일까지 싫다고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왜 말을 안 들으실까’보다 ‘오늘은 무엇이 불편하실까’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식사·목욕·양치 거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치매 어르신의 거부 행동에는 한 가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를 거부한다면 “왜 안 드세요?”라고 계속 묻기보다 좋아하는 반찬이나 부드러운 음식부터 조금씩 권해볼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식사량이 갑자기 줄었다면 입안 통증이나 틀니, 소화 상태 등 몸이 불편한 곳은 없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을 거부할 때는 반드시 지금 씻어야 한다고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옷을 벗는 것이 불안하거나 물을 무서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잠시 기다렸다 다시 권하거나 얼굴과 손을 닦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양치 역시 억지로 입을 벌리게 하기보다 칫솔과 컵을 직접 보여드리고 천천히 따라 할 수 있도록 기다려드리는 편이 낫습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 가기 싫다고 하는 경우도 비슷합니다. “어제도 잘 갔잖아요”라고 설명해도 어르신에게 어제의 기억이 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속 설득하기보다 “가서 점심 먹고 오자”, “차 타고 잠깐 다녀오자”처럼 지금 이해하기 쉬운 말로 안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평소와 달리 갑자기 모든 것을 거부하거나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기운이 없거나 통증을 호소한다면 치매 행동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몸이 아프거나 다른 건강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어르신의 거부 행동을 마주하면 돌보는 사람도 지치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하지만 거부하는 행동 자체만 보지 않고 그 안에 불편함이나 두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보면 대응 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억지로 하게 만드는 것보다 잠시 기다리고 다시 다가가는 것이 더 잘 통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