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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이 돈이나 물건을 훔쳐갔다고 의심할 때

복지라라 2026. 8. 30. 09:22

목차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가족이 가장 당황하는 말 중 하나가 “누가 내 돈을 가져갔다”는 말입니다.

    분명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지갑에 있던 돈이 없어졌다며 가족을 의심하거나, 서랍에 넣어둔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며 누군가 가져갔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주야간보호센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방이나 옷, 개인 물건이 평소 두던 곳에 보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도 안 가져갔어요.”

    “어르신이 다른 데 두신 것 아니에요?”

    사실대로 설명해 드리지만 어르신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며 더 화를 내기도 합니다.

    특히 가까운 가족을 지목하며 “네가 가져갔지?”라고 한다면 가족은 마음의 상처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옳은지를 따지기 전에 어르신에게는 정말 돈이나 물건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없어졌다며 빈 지갑을 확인하는 치매 어르신과 곁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족의 모습
    돈이 보이지 않아 누군가 훔쳐갔다고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어르신에게 가족이 함께 확인하며 안심시키는 상황을 표현했습니다.

    내가 숨겨놓고도 누군가 가져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치매로 기억력이 떨어지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물건을 두었던 행동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돈을 잃어버릴까 걱정되어 평소와 다른 곳에 잘 숨겨두었는데, 나중에는 자신이 그곳에 넣어두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본인의 기억으로는 분명 지갑이나 서랍에 돈이 있어야 하는데 없습니다. 자신이 옮겼다는 기억이 없으니 어르신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귀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장이나 도장, 반지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일수록 없어질까 걱정해 안전한 곳에 보관하려다가 평소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장소에 넣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찾지 못하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나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이때 “또 잊어버렸잖아요”라고 따지거나 기억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어르신에게는 자신의 기억이 현재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치매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이 “돈이 없어졌다”고 말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또 잘못 기억하시는구나”라고 넘겨버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실제로 물건을 다른 곳에 두었을 수도 있지만 정말 분실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라면 물건이 바뀌거나 실수로 다른 사람의 가방에 들어가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평소 물건을 두는 장소와 가방, 옷 주머니 등을 차분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돈이나 통장, 귀금속처럼 중요한 물건이라면 언제 마지막으로 확인했는지, 실제 사용한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한다면 많은 현금이나 귀중품은 가능하면 가지고 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분실과 오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개인 물건에는 이름을 표시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복해서 물건을 숨기는 분이라면 평소 어디에 물건을 두시는지 가족이 유심히 살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르신마다 자신만의 장소가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르신의 말을 처음부터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치매 때문에 기억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돈이나 물건이 없어졌는지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찾아봐도 물건이 없고 어르신이 계속 “누가 훔쳐갔다”고 화를 내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가족과 돌보는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누가 훔쳐갔어”라고 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까

    돈이나 물건을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어르신이 계속 누군가 가져갔다고 말씀하신다면, 사실을 따지기보다 먼저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혀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도 안 가져갔어요.”

    “어머니가 어디에 두고 잊어버린 거예요.”

    이렇게 바로 부정하면 어르신은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맞아요. 누가 훔쳐갔나 봐요”라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맞장구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없어져서 많이 걱정되시겠어요. 같이 한번 찾아볼까요?”라고 말하며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찾을 때도 어르신을 시험하듯 “어디에 뒀는지 생각해 보세요”라고 하기보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서랍이나 가방, 옷 주머니 등을 자연스럽게 살펴봅니다.

    물건을 찾았다면 “여기 두고 또 잊어버리셨네요”라고 지적하기보다 “여기 있었네요. 찾아서 다행이에요” 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예방도 필요합니다. 많은 현금이나 귀중품은 눈에 잘 띄지 않게 가족이 함께 관리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가능한 한 정해진 장소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센터를 이용할 때는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가고 개인 소지품에는 이름을 표시해 두면 분실이나 물건이 바뀌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의심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워지는 등 다른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성격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상태를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가족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어르신이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할 때일 것입니다. 오랫동안 곁에서 돌봐왔는데 “네가 가져갔지?”라는 말을 들으면 서운하고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어르신과 누가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어르신의 의심에 동의할 필요도, 틀렸다고 계속 설득할 필요도 없습니다. 먼저 함께 찾아보고 안심시켜 드리는 것이 서로의 마음을 덜 힘들게 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