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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간보호센터에서 일하면서 마음이 쓰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침에 따님이 출근하면서 어머니를 센터에 모셔다 드리는데, 어르신은 가지 않겠다며 울고 가족을 붙잡습니다. 가족은 출근해야 하니 계속 곁에 있을 수도 없고, 어르신은 왜 자신이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한쪽이 잘못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르신에게는 낯선 곳에 남겨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가족에게도 부모님을 혼자 집에 두고 출근할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야간보호센터는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고 어르신이 낮 동안 안전하게 생활하도록 돕는 장기요양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과 어르신이 그곳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센터에 가기 싫어하실까
어르신이 센터에 가기 싫다고 하면 가족은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달래기도 하고 좋은 곳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매일 아침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가셔야 해”라고 재촉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 어르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집은 오랫동안 생활해서 익숙한 곳이고 가족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반면 센터는 처음 보는 사람과 여러 어르신이 함께 있는 낯선 공간일 수 있습니다.
치매로 기억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어제 센터에서 잘 지냈더라도 다음 날 아침에는 그 경험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 “어제도 다녀왔잖아”라고 설명해도 어르신에게는 다시 처음 가는 곳처럼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과 떨어지는 것 자체를 불안해하는 어르신이라면 센터에 들어가는 순간보다 가족이 돌아서는 순간에 더 크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울거나 화를 내고 집에 가겠다고 하는 행동만 보고 단순히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지로 보내는 것보다 거부하는 이유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르신이 싫다고 한다고 해서 주야간보호 이용을 바로 중단하기도 어렵습니다. 자녀가 직장에 다녀야 할 수도 있고, 낮 동안 어르신을 혼자 두기 어려운 가정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에게 주야간보호는 선택이라기보다 꼭 필요한 돌봄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울고 저항하는 상황을 단순히 적응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이용해서 낯선 것인지, 특정 활동이나 사람을 불편해하는지, 식사나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지, 센터에서 특별히 힘들어하는 시간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과 센터가 함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침에는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가족이 떠난 뒤에는 금방 안정을 찾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르신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루 종일 불안해하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집에 가겠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아침의 투정과는 다르게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센터에 보내야 하느냐, 보내지 말아야 하느냐’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이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찾고 가족과 센터가 그 불안을 조금씩 줄여주는 과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주야간보호센터는 가족이 편하기 위해 부모님을 보내는 곳만은 아닙니다. 가족이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부모님을 혼자 두지 않고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의 현실도 존중받아야 하고, 동시에 센터 문 앞에서 울고 있는 어르신의 마음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족과 기관이 함께 도와야 합니다
처음부터 센터를 좋아하는 어르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낯선 사람과 공간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너무 긴 시간 이용하기보다 어르신의 반응을 살피면서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센터에 가기 싫다고 할 때는 길게 설득하거나 계속 이유를 따지기보다 짧고 익숙한 말로 안내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불안한 표정을 보이면 어르신도 더 불안해질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센터 직원에게 연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센터에서는 어르신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음식, 평소 자주 사용하는 호칭 등을 가족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익숙한 이야기를 건네거나 좋아하는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돕는 과정이 쌓이면 센터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도 매일 심하게 울거나 하루 종일 불안해하고 식사와 수면까지 달라진다면 단순한 적응 문제로만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과 센터가 함께 상황을 확인하고 이용시간이나 돌봄 방법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야간보호를 이용하는 목적은 어르신을 억지로 어디에 보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가족이 돌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어르신도 낮 동안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센터에 들어가기 싫다며 우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사정도, 어르신의 불안도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결국 좋은 돌봄은 한쪽의 편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조금 더 편안한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