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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유난히 바쁜 날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오늘따라 일이 이렇게 꼬이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겪고 나니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팀장님이 쉬시는 날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출근하시는 날에는 아침부터 뭔가 다릅니다.
제가 출근할 때쯤이면 벌써 어르신들 상에는 물이 올라가 있습니다. 청소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있고, 필요한 것들이 제자리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래 아침이면 이렇게 준비되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이 안 계신 날에는 달랐습니다.
누가 이것을 해야 하는지, 저것은 준비됐는지 서로 확인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던 일들이 하나씩 꼬이면서 어느 순간 모두가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아, 이걸 팀장님이 다 해놓으셨던 거구나.”

특히 놀라운 건 송영 시간입니다
어르신들이 집으로 돌아가시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센터는 갑자기 분주해집니다.
차량마다 출발 시간이 다르고, 같은 시간대에도 여러 어르신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금세 일이 밀립니다.
그런데 팀장님은 송영 시간이 되기 훨씬 전부터 움직이십니다.
어느 어르신이 몇 시 차량인지 확인하고, 입고 오신 겉옷과 가방, 모자 같은 소지품을 하나씩 챙겨놓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셔야 하는 분은 미리 살피고,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어르신도 먼저 준비해 드립니다.
워커를 사용하시는 분, 부축이 필요한 분, 휠체어로 이동하시는 분까지 어르신마다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데 그것까지 생각해서 순서를 맞추십니다.
저는 아직 송영 시간이 가까워지면 시계를 보면서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습니다.
송영시간표를 들고 다니면서도 어리버리.
“어르신 가방 어디 있지?”
“모자는 챙겼나?”
“이 어르신은 어느 차였지?”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은 다릅니다.
누가 먼저 나가야 하는지, 누구를 조금 뒤에 준비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순서가 들어 있는 것처럼 움직이십니다.
차가 도착할 시간이 되면 준비된 어르신들을 차례대로 모셔내고, 빠뜨린 물건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바쁜데도 크게 허둥대는 모습이 없다는 것입니다.
차가 출발할 시간에 맞춰 어르신들이 준비되어 있고, 챙겨야 할 물건도 함께 나갑니다.
처음에는 그저 손이 빠른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볼수록 단순히 손이 빠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미리 알고 준비해 놓기 때문에 일이 빠르게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팀장님이 계시는 날에는 그 복잡한 송영 시간도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반대로 팀장님이 안 계시는 날이면 평소 너무나 당연하게 지나갔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확인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말 ‘일당백’이라는 말이 딱 맞는 분입니다.
쉬시는 날인데도 벌써 다 해놓으셨습니다
오늘은 팀장님이 쉬시는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센터에 갔습니다.
‘오늘은 팀장님도 안 계시니 더 바쁘겠구나. 조금이라도 일찍 가서 준비해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출근했는데 웬걸요.
벌써 할 일이 거의 다 되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팀장님이 쉬시는 날인데도 다른 분을 대신해 송영 운행을 하게 되어 센터에 나오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도 필요한 일들을 미리 해놓고 송영을 나가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미리 흐름을 만들어 놓는 사람이구나.
팀장님이 계실 때는 모든 일이 너무 자연스럽게 돌아가서 미처 몰랐습니다.
오히려 안 계시는 날이 되어야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됩니다.
일을 잘한다는 건 다음 일을 미리 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센터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저도 눈앞에 보이는 일을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하나를 끝내고 나면 그다음 할 일을 찾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을 보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지금 해야 할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에 일어날 일까지 미리 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어떤 차량이 출발하는지, 어느 어르신이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누구의 가방과 겉옷을 챙겨야 하는지 미리 생각하고 움직입니다.
그러니 송영 시간이 되어도 갑자기 서두를 일이 별로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척척 해내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오랜 경험과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알고 있는 세심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팀장님이 계시면 저는 편합니다.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이 많고 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팀장님이 쉬시는 날에는 저도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지?”
“조금 있다가 어떤 차량이 나가지?”
“어르신들 옷과 가방은 다 챙겼나?”
예전에는 누군가 알려주기를 기다렸던 일도 이제는 조금씩 먼저 찾아보게 됩니다.
아직은 팀장님처럼 척척 해내지 못합니다.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면 하나를 놓칠 때도 있고, 다른 선생님이 챙기는 것을 보고서야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센터에 왔을 때보다는 조금씩 보이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이곳에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어르신을 어떻게 모셔야 하는지도 배우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을 배려하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배우고 있습니다.
팀장님이 쉬시는 날이면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평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해놓고 계셨다는 뜻이겠지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가 시켜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해야 할 일을 찾아보고, 다음 사람의 수고까지 조금 덜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제가 하루 쉬었을 때 누군가가 “오늘은 왜 이렇게 바쁘지?” 하고 제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느껴준다면, 그때는 저도 제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생각: 일을 잘하는 사람의 진짜 능력은 자신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