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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센터, 밤에는 누가 돌보나요?…통합돌봄의 ‘빈 시간’을 들여다봤습니다

복지라라 2026. 10. 9. 19:08

목차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2026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의 취지를 들으면 참 좋은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졌다고 무조건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의료와 요양, 돌봄서비스를 연결해 가능하면 살던 집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면 한 가지 현실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낮에는 센터에서 돌봐드린다고 해도 집에 돌아간 뒤 밤에는 누가 돌보지?”

    낮에는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고 밤에는 집에서 서로 돌보는 노부부와 통합돌봄의 야간 돌봄 공백
    낮에는 주야간보호센터에서 함께 생활하는 노부부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뒤, 아내 어르신이 남편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돕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통합돌봄 정책에서 주간보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저녁·야간 돌봄 공백을 보여준다.

     

    부부가 함께 센터에 다녀도 저녁 돌봄은 남습니다

    예를 들어 노부부가 함께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남편 어르신은 장기요양 4등급으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내 어르신 역시 연세가 많고 센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두 분 모두 센터에 오기 때문에 식사와 프로그램, 이동 등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센터에서 집으로 돌아간 뒤입니다.

    남편이 화장실에 갈 때 부축이 필요할 수도 있고, 옷을 갈아입거나 씻고 잠자리에 드는 과정에서도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을 누가 해야 할까요?

    결국 함께 사는 아내가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 역시 하루 종일 센터를 이용할 정도로 연세가 들었고 돌봄이 필요한 분이라면 남편을 부축하다 함께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밤마다 화장실을 챙기고 잠자리를 살피다 보면 아내의 건강까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노노부부 가정에서는 단순히 “배우자가 함께 살고 있으니 가족이 돌보면 된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낮에 주간보호를 쓰면 밤 돌봄은 얼마나 가능할까

    장기요양보험에는 방문요양이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따라서 낮에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고 귀가한 뒤 다른 시간대에 방문요양을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장기요양 재가급여에는 등급별 월 한도액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야간보호와 방문요양을 각각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센터를 많이 이용하면 그만큼 월 한도액이 사용되고, 남은 범위에서 다른 재가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다행히 3~5등급 수급자가 주야간보호를 하루 8시간 이상, 월 15일 이상 이용하면 월 한도액을 20% 범위에서 추가 산정할 수 있는 규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4등급 어르신이 하루 8시간씩 월 20일 센터를 이용한다면 이 추가 한도를 활용하면서 귀가 후 방문요양을 함께 구성할 수 있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매일 밤 필요한 만큼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르신의 등급과 센터 이용일수, 실제 급여비용, 다른 재가서비스 이용 여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지고 월 한도를 초과하면 초과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통합돌봄이 성공하려면 ‘밤의 빈칸’도 봐야 합니다

    통합돌봄은 기존 장기요양서비스 하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안내하는 통합돌봄에는 방문진료와 건강관리뿐 아니라 방문요양·방문간호·방문목욕·주야간보호·단기보호·병원동행·긴급돌봄 등 여러 서비스가 포함돼 있습니다.

    대상자의 상황을 조사하고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을 묶어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통합돌봄의 중요한 취지입니다.

    이 방향에는 공감합니다.

    다만 실제 가정에서는 서비스의 종류가 몇 개인가보다 사람이 필요한 시간에 실제로 와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낮 8시간은 센터가 책임져주지만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라면 그 시간은 결국 가족의 몫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부부만 사는 가정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80대 아내가 80대 남편을 밤마다 부축해야 한다면 한 사람을 집에서 돌보기 위해 또 다른 한 사람의 건강을 희생시키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요양원 입소만이 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르신은 오랫동안 살아온 집에서 지내고 싶어 할 수 있고, 낮에는 센터를 이용하면서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한 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합돌봄이 정말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정책’이 되려면 낮 시간의 서비스 연결뿐 아니라 저녁과 야간에 생기는 돌봄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야간보호를 충분히 이용하면서도 필요한 날에는 귀가 후 방문요양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지쳤을 때는 단기보호나 긴급돌봄 같은 서비스를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배우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배우자를 당연한 돌봄 인력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합돌봄의 목표가 단순히 요양원에 가지 않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어르신도 안전하고, 함께 사는 가족도 쓰러지지 않으면서 집에서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돌봄’이 실제 생활 속에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은 개인의 건강상태와 돌봄 필요도를 조사해 지원계획을 수립하는 제도입니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실제 이용 가능 시간과 비용은 장기요양등급, 월 한도액, 기존 급여 이용내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거주지 통합돌봄 담당부서에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