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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간보호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유난히 출입문을 자주 바라보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나 이제 집에 가야 해.”
말씀만 하시는 정도라면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돌려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말로 설명할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출입문으로 향하십니다.
“조금 있다가 차 타고 가셔야 해요.”
몇 번을 설명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잠시 자리에 앉으셨다가도 직원이 한눈을 파는 순간 다시 문 쪽으로 가십니다. 막으면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려고 하실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현실적으로 한 직원이 그 어르신 곁을 계속 지켜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한 분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다른 돌봄이 밀린다
주야간보호센터의 귀가 시간은 생각보다 분주합니다.
어르신들 신발을 챙겨드리고, 겉옷과 개인 물품을 확인하고, 화장실에 다녀오실 분을 살피고, 순서에 맞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한 어르신이 계속 출입문으로 나가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잠깐 다른 어르신의 신발을 챙기는 사이 문 쪽으로 가시고, 다시 모셔와 자리에 앉혀드린 뒤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면 또 일어나십니다.
결국 한 사람은 계속 그 어르신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문제는 그 순간에도 다른 어르신들은 돌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발을 신겨드려야 하는 분도 있고, 혼자 일어나다 넘어질 위험이 있는 분도 있습니다. 워커를 챙겨드려야 하는 분도 있고 귀가 차량 순서에 맞춰 준비해야 할 분들도 있습니다.
한 분을 안전하게 지켜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다른 어르신들의 돌봄이 늦어지는 상황이 생기면 현장에서는 정말 난감합니다.
설명해도 잠시뿐, 다시 출입문으로 향하셨다
처음에는 곧 귀가 차량이 출발한다고 말씀드리면 기다려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차 타고 가세요.”
그 말을 들으시고 잠시 자리에 앉으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일어나 출입문으로 향하십니다. 조금 전 설명을 다시 드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번이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직원도 마음이 급해집니다. 다른 어르신들의 귀가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귀가 욕구가 강한 어르신에게는 우리가 하는 설명보다 ‘지금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훨씬 크게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에게 ‘집’은 단순히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살던 집이나 가족이 기다리는 곳일 수도 있고, 어르신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하기보다 “집에 가셔야 하는 일이 있으세요?”, “누가 기다리고 계세요?”라고 먼저 이유를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말을 바로 부정하지 않고 “그러셨군요. 걱정되시겠어요”라고 받아드린 뒤 차나 간식, 화장실, 가벼운 대화처럼 다른 행동으로 관심을 돌려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모든 분에게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심을 돌려도 몇 분 후 다시 출입문으로 향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개인의 요령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한 직원이 계속 붙어 있어야 할 정도로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잘 달래보자”는 수준으로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출입문을 나서는 순간 낙상이나 실종,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한 직원이 계속 한 분에게 매달리면서 다른 어르신들의 돌봄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시간대에 행동이 심해지는지, 어떤 상황에서 출입문으로 향하는지, 어떤 방법을 사용했을 때 잠시라도 안정되는지를 직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귀가 시간처럼 여러 어르신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시간에는 한 사람이 혼자 감당하기보다 직원들 사이에 역할을 미리 나눠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에서는 솔직히 힘이 듭니다. 한 분을 붙잡아야 하는데 다른 어르신의 신발도 챙겨드려야 하고, 이동도 도와드려야 하고, 주변의 안전도 살펴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으실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 생각해보면 어르신에게는 막무가내 행동이 아니라 ‘나는 지금 반드시 집에 가야 한다’는 절박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어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 분의 마음을 받아드리면서도 다른 어르신들의 돌봄까지 놓치지 않으려면 결국 개인 요양보호사의 노력만이 아니라 센터 전체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