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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보다 먼저 나타날 수도 있다…부모님 ‘돈 계산’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복지라라 2026. 10. 1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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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요즘 자꾸 돈 계산을 틀려요.”

    처음에는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스름돈을 잘못 받거나, 관리비 납부일을 깜빡하거나, 같은 물건을 또 주문하는 일도 나이가 들면 한두 번쯤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평생 돈 관리를 꼼꼼하게 해오던 사람이 갑자기 계산을 어려워하고 공과금을 반복해서 연체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면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외로 치매의 변화는 “사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기억력 문제보다 일상적인 돈 관리에서 먼저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돈 관리를 잘하던 부모님이 갑자기 계산을 어려워하거나 공과금·카드대금 관리를 실수하는 등 치매 초기 인지기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생활 변화
    계산기와 고지서를 앞에 두고 돈 계산을 어려워하는 어르신과 이를 걱정스럽게 살펴보는 가족의 모습으로,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돈 관리와 판단력 변화를 표현했다.

    치매가 오면 왜 돈 관리부터 어려워질까?

    돈 관리는 생각보다 복잡한 일입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확인하는 것부터 은행 잔액을 확인하고, 관리비를 내고, 카드 사용금액을 계산하는 것까지 여러 인지기능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기억력뿐 아니라 집중력과 판단력, 계산 능력,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능력까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지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단순한 돈 세기보다 복잡한 금융업무에서 먼저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도 돈 관리의 어려움이 치매에서 비교적 일찍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연구도 있습니다.

    2025년 NIA가 소개한 연구에서는 약 250만 명의 고령자 자료를 분석했는데, 이후 알츠하이머병이나 관련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진단 약 5년 전부터 신용카드나 주택대출 등의 연체가 증가하고 신용점수가 낮아지는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도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진단 수년 전부터 신용카드 대금 연체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가족이라면 이런 변화는 한번 살펴보세요

    그렇다면 일상에서는 어떤 모습을 살펴봐야 할까요?

    대표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예전에는 잘하던 거스름돈 계산을 자꾸 틀린다.
    · 공과금이나 카드대금을 반복해서 연체한다.
    · 같은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여러 번 구입한다.
    · 통장이나 카드 사용내역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 필요하지 않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큰돈을 지출한다.
    ·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권유를 예전보다 쉽게 믿는다.
    · 돈이 없어졌다며 가족을 의심하는 일이 잦아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예전과 비교해 달라졌는가입니다.

    평생 계산을 어려워했던 사람이 계산을 틀렸다는 것과, 수십 년 동안 가계부를 정확하게 쓰던 사람이 갑자기 관리비를 여러 번 연체하는 것은 의미가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초기에는 간단한 물건값 지불은 가능하지만 은행 명세서를 확인하거나 여러 지출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처럼 복잡한 업무부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금융사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판단력이 떨어지면서 낯선 사람의 전화나 문자, 투자 권유 등을 이전보다 쉽게 믿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돈 계산을 틀렸다고 치매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돈 계산을 몇 번 틀렸다고 해서 치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실수할 수 있고, 시력이나 청력이 떨어졌거나 금융서비스 자체가 복잡해져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두 번의 실수보다는 이전에 잘하던 일을 반복적으로 어려워하는지,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다른 변화도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이상을 느꼈다면 무조건 돈을 빼앗듯 관리하기보다는 먼저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과금은 자동이체로 바꾸고 카드 사용내역이나 통장을 정기적으로 함께 살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큰 금액을 이체하거나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가족과 한 번 더 상의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돈 관리뿐 아니라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약속을 자주 잊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거나, 평소 하던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눈에 띄게 오래 걸리는 변화까지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적인 인지기능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흔히 치매라고 하면 가장 먼저 “기억을 잃는 병”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가족이 먼저 발견하는 변화는 의외로 아주 평범한 생활 속에 있을 수 있습니다.

    평생 돈 관리를 잘하던 부모님이 어느 날부터 계산을 어려워하고 공과금을 반복해서 놓치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라고 넘기기보다 다른 생활 변화도 함께 살펴보세요.

    작은 변화 하나만으로 치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평소와 달라진 모습을 가족이 일찍 알아차리는 것은 분명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