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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혀드리다 발견한 수술 자국, 그제야 알게 된 어르신의 몸

복지라라 2026. 9. 26. 05:03

목차


    센터에서 어르신들의 목욕을 도와드릴 때는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움직입니다.

    한 사람은 어르신의 몸을 씻겨드리고, 한 사람은 목욕을 마친 어르신의 머리를 말려드리고, 또 한 사람은 옷을 입혀드립니다.

    각자 맡은 일을 이어가며 한 분의 목욕을 마무리하고 다음 어르신을 모십니다.

    저는 그날 목욕을 마친 어르신들의 옷을 입혀드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속옷부터 겉옷까지 빠뜨리지 않고 잘 챙겨 입혀드리는 것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그런데 여러 어르신의 옷을 입혀드리다 보니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어르신의 옷을 입혀드리는데 척추 가운데 부분에 길게 수술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15cm 정도는 되어 보이는 꽤 긴 흔적이었습니다.

    ‘아, 이 어르신은 척추 수술을 하셨구나. 앞으로 움직이실 때 이 부분을 조금 더 유심히 봐야겠구나.’

    또 다른 어르신의 옷을 입혀드릴 때는 어깨 부분에 수술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분은 어깨를 움직이실 때 조금 더 조심해서 도와드려야겠구나.’

    매일 얼굴을 뵙고 함께 생활하지만 옷을 입고 계실 때는 알 수 없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세 명의 요양보호사가 어르신 목욕과 머리 말리기, 옷 입히기를 함께 돕는 모습
    목욕을 마친 어르신에게 요양보호사가 옷을 입혀드리고, 다른 요양보호사들은 머리를 말리거나 목욕을 돕고 있는 모습.

    옷을 입혀드리는 동안 알게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팔을 소매에 넣어드리고 바지를 입혀드리다 보면 어르신마다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어떤 분은 한쪽 팔이 잘 올라가지 않고, 어떤 분은 바지를 입으려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 보입니다. 몸을 돌리는 동작 하나도 조심스러운 분이 계십니다.

    예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단순히 연세가 있으셔서 움직임이 불편하신가 보다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몸에 남아 있는 수술 흔적을 직접 보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 동작이 힘드셨던 걸까?’

    ‘그래서 평소에도 이쪽 팔을 조심해서 움직이셨던 걸까?’

    어르신의 평소 움직임과 몸에 남아 있는 흔적이 하나씩 연결되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수술 자국만 보고 현재의 몸 상태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 어떤 수술을 받으셨는지, 지금도 불편함이 있는지는 정확히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래도 돌봐드리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욕이나 옷 입히기를 돕는 과정에서 평소와 다른 피부 상태나 멍, 붓기, 움직임의 불편함 등이 보인다면 요양보호사가 임의로 원인을 판단하기보다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경우 담당자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통증을 호소하거나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때는 무리하게 움직이도록 하기보다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면서 안전하게 돌봄을 이어가야 합니다.

    혼자 계시는 어르신에게 목욕은 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목욕을 도와드리는 일이 왜 필요한지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됩니다.

    젊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도 몸이 불편해지면 쉽지 않습니다. 욕실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등을 씻는 것도 어렵고, 머리를 감고 몸의 물기를 닦은 뒤 다시 옷을 입는 과정까지 모두 해야 합니다.

    팔이나 어깨가 불편하거나 허리와 다리에 힘이 부족한 어르신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큰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등이나 몸 뒤쪽을 직접 살펴보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센터에서 목욕을 도와드리는 시간은 단순히 몸을 깨끗하게 해드리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소 옷에 가려져 있던 몸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목욕도 어르신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한 팀이 되어 한 사람은 씻겨드리고, 한 사람은 머리를 말려드리고, 한 사람은 옷을 입혀드립니다.

    저는 그중 옷을 입혀드리는 일을 했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어르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척추에 길게 남은 수술 자국을 보고 나면 다음에 부축해드릴 때 허리 쪽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어깨의 수술 흔적을 보고 나면 팔을 소매에 넣어드릴 때도 조금 더 조심하게 됩니다.

    매일 뵙는 어르신들이지만 아직 제가 모르는 것이 참 많습니다.

    식사를 챙겨드리고, 운동을 도와드리고, 화장실을 모셔다드리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부분을 목욕이라는 또 다른 돌봄 과정에서 하나씩 알게 됩니다.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하고 나서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일수록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에 대해 하나를 더 알게 되면, 다음번에는 그만큼 더 조심하고 세심하게 손을 내밀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