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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일이 힘들어서 지칠 때도 있지만, 사람 때문에 더 지칠 때가 있습니다.
요즘 저는 ‘팀장이라는 자리는 과연 어떤 자리일까’를 자주 생각합니다.
직급이 높다고 해서 자신의 방식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방법이 있는데도 자기 생각대로 바꾸고, 다른 사람이 해놓은 일을 보면서 “왜 이렇게 했지?”, “이건 왜 안 했지?”라고 계속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단순히 말투가 조금 거친 것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일을 먼저 하게 됩니다
정말 사소한 일에서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르신들이 드실 물을 끓이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데도 자기 방식대로 바꾸라고 합니다. 그렇게 끓인 물을 드신 어르신들이 “물이 밍밍하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정해진 방법이 있고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굳이 자기 방식으로 바꾸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헷갈립니다.
더 힘든 것은 다른 사람이 해놓은 일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냥 부족한 것이 보이면 하면 될 일인데 “왜 이렇게 해놨지?”, “이것도 안 했네”라며 앞에서 일한 사람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일을 하면서 결국 자기가 해야 제대로 된다는 듯한 말을 덧붙일 때도 있습니다. 그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 반복되면 듣는 사람도 지칩니다.
저 역시 하루 일이 모두 끝난 뒤 화장실 휴지통을 다시 확인하고 비울 때가 있습니다. 탕비실 물통도 인지 수업 시간에 시간이 나면 그냥 제가 청소해버립니다.
누군가 또 “왜 이것도 안 했느냐”고 말하고, 앞에서 일한 사람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잔소리와 뒷말을 피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농담인데”라는 말로 끝낼 수 있을까
한번은 식사가 모두 끝난 뒤 제가 일지를 쓰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선생님에게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무슨 그런 말을 하세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농담이지”라고 했습니다.
저는 더 말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한마디가 계속 맴돌았습니다.
‘받는 사람도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농담이지.’
말하는 사람이 웃으면서 했다고 모든 말이 농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듣는 사람이 웃지 못하고 상처를 받았다면 그 사람에게는 농담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모두 가만히 있었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그랬는지, 평소에도 그런 말을 자주 들어 그냥 넘긴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말로 사람을 치는 것은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사람을 오래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면 내가 던진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닿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직급이 사람을 팀장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는 평소 다른 사람의 업무에 지적을 많이 하던 사람이 직접 그 일을 맡게 된 적이 있습니다.
막상 직접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밖에서 바라보며 지적하는 것과 직접 그 일을 해내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장이라면 오히려 그 사실을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누군가 조금 부족하게 해놓은 것이 보이면 조용히 채워주고,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라면 당사자에게 차분하게 알려주면 됩니다.
어르신과 직접 관련된 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목욕할 때 사용하는 천 종류의 매트가 있습니다. 저는 원래 이런 종류의 천이나 매트에 피부가 민감해서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재질에는 잘 앉지 않습니다.
얼마 전 일을 마치고 보니 제 피부 한 곳이 벌레에 물린 것처럼 빨갛게 톡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것이 매트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어르신이 사용하는 물건이라면 누가 깔고 싶고 싫은 문제가 아니라 세척과 건조, 보관 방법에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집에서 만들어온 음식을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걱정이 됩니다.
좋은 마음으로 가져온 음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마다 건강 상태가 다르고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 음식을 드신 뒤 탈이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뜻이었다는 말만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일까요.
어르신의 음식과 위생, 건강과 관련된 일이라면 개인의 판단보다 센터에서 정한 기준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는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식사 형태, 복용 중인 약, 알레르기 여부 등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이나 간식을 제공할 때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센터의 식사·간식 제공 기준과 어르신별 주의사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생용품 역시 여러 어르신이 함께 사용하는 물품이라면 세척과 건조, 보관 방법을 일정하게 관리해야 안전사고나 위생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팀장이라고 해서 모든 일을 가장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장이라면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보다, “바빠서 놓쳤나 보다. 우리가 하면 되지”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원이 실수했을 때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기보다 조용히 알려주고, 누군가가 웃음거리가 될 때 같이 웃기보다 그 사람을 지켜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센터의 주인공은 팀장도 요양보호사도 아닙니다.
어르신들입니다.
물을 끓이는 일도, 화장실 휴지통을 비우는 일도, 목욕 준비도, 송영 준비도 결국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모시기 위해 하는 일입니다.
부족한 것이 보이면 그냥 하면 됩니다. 꼭 말해야 할 것이 있다면 상대방을 깎아내리지 않고 말하면 됩니다.
요즘 저는 일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사람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직급이 사람을 팀장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그 사람을 진짜 팀장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직급보다 말과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