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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로 일하기 전에는 이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출근했을 때만 해도 어르신들의 성함과 얼굴을 익히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누가 어느 자리에 앉으시는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지 하나하나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어르신들이 센터에 도착하시면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찾아드리고, 식사를 챙겨드리고, 운동과 인지활동을 함께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이제는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성격과 습관도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어르신은 아침마다 사탕 하나를 제 손에 꼭 쥐여주시고, 어떤 어르신은 작은 도움에도 몇 번씩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제가 어르신들을 돌봐드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제가 어르신들에게 마음을 받는 날도 참 많습니다.
그럴 때면 ‘내가 이 일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보람도 있는 일
요양보호사라고 하면 힘든 일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식사 보조도 해야 하고 화장실 이용을 도와드릴 때도 있습니다. 운동하기 싫다고 하시는 어르신께 몇 번씩 권해드려야 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셔도 다시 대답해드려야 합니다.
어르신마다 성격도 다르고 몸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방법으로 대할 수도 없습니다.
어제는 괜찮으셨던 분이 오늘은 힘이 없으실 수도 있고, 평소 잘 웃으시던 분이 갑자기 말씀이 없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얼굴 표정이나 걸음걸이 같은 작은 변화도 살펴보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재미도 있습니다.
걷기 싫다고 하셨던 어르신이 조금씩 운동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분이 며칠 뒤 밝은 얼굴로 들어오시면 괜히 반갑습니다.
어르신이 처음으로 웃어주시거나 “선생님 고마워”라는 말씀 한마디를 해주시는 날에는 하루의 피곤함이 조금은 사라집니다.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이런 순간들이 제가 느끼는 요양보호사 일의 보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월급을 보면 현실적인 고민이 생깁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바로 급여와 처우입니다.
요양보호사는 단순히 어르신 옆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닙니다.
식사, 이동, 위생, 운동, 인지활동을 돕고 어르신들의 상태 변화도 살펴야 합니다. 혹시 넘어지지는 않을지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치매 어르신의 감정 변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여러 어르신을 동시에 살펴야 할 때는 한쪽에만 신경을 쓸 수도 없습니다.
몸을 사용하는 일도 많지만 하루 종일 사람을 살피고 안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쓰는 일입니다.
그래서 한 달을 열심히 일하고 월급을 받아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 책임을 가지고 하는 일인데 조금 더 받을 수는 없을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도 생활을 위해 일하는 이상 급여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재미와 보람이 있는 것과 그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보람만으로 오래 일할 수 있을까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 뒤 저는 이 일을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어르신들의 식사나 이동을 도와드리는 일이 가장 먼저 보였지만, 직접 해보니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의 하루를 함께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평소보다 식사를 덜 하시면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게 되고, 걷는 모습이 달라지면 어디가 불편하신지 여쭤보게 됩니다. 말수가 줄어든 날에는 기분이 좋지 않으신 건 아닌지 한 번 더 얼굴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해야 할 일을 따라가기에도 바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보이는 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선생님마다 어르신께 다가가는 방법이 다르고, 경험이 많은 분들을 보면서 ‘저럴 때는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배우는 순간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일을 오래 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급여와 처우에 대한 아쉬움은 남습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누군가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기고, 움직임을 돕고, 안전을 살피고, 외롭지 않도록 곁을 지켜드려야 합니다.
앞으로 요양보호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일을 하는 사람도 보람만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면서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아직은 이 일을 더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힘든 날도 있지만 어르신 때문에 웃는 날이 있고, 어르신의 작은 변화 하나에 제가 더 기뻐하는 날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래서 월급을 보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다가도 다음 날이면 또 어르신들께 “잘 주무셨어요?” 하고 인사를 드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양보호사의 보람이 희생으로만 이어지지 않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