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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다 보면 같은 장기요양 4등급인데도 필요한 도움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어르신은 워커를 사용하면서도 혼자 화장실에 다녀오시고 뒤처리까지 스스로 하십니다. 반면 어떤 분은 화장실까지 함께 이동해야 하고, 바지를 내리고 올리거나 용변 후 뒤처리를 도와드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장기요양 4등급이면 원래 화장실 케어를 받아야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4등급이라고 해서 모든 어르신에게 화장실 도움이 필수인 것은 아닙니다.

4등급은 ‘화장실 도움이 필요한 등급’이 아닙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 등급판정 기준을 보면 4등급은 심신의 기능상태 장애로 일상생활에서 일정 부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며, 장기요양인정점수는 51점 이상 60점 미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정 부분’이라는 말입니다.
등급은 화장실 이용 하나만 보고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식사하기, 옷 입고 벗기, 세수하기, 목욕하기, 이동하기, 화장실 사용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인지·행동변화, 간호처치, 재활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장기요양이 필요한 정도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4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이분은 반드시 화장실에 따라가야 한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혼자 화장실에 갈 수 있다고 해서 “4등급인데 왜 혼자 하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화장실은 자립하더라도 목욕이나 옷 입기, 이동, 인지기능 등 다른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4등급인데 화장실 도움이 다른 이유
실제 돌봄 현장에서는 화장실 이용도 여러 단계로 나뉩니다.
혼자 화장실까지 걸어가고 용변과 뒤처리까지 가능한 분이 있는가 하면, 워커를 이용해 이동은 가능하지만 넘어질 위험 때문에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분도 있습니다.
화장실까지는 혼자 가더라도 바지를 내리거나 올리는 것이 어려운 분도 있고, 고관절이나 무릎 상태 때문에 앉았다 일어설 때 부축이 필요한 분도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는 충분히 움직일 수 있지만 치매나 인지저하로 화장실 위치를 찾지 못하거나 용변 후 처리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4등급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지금 이 어르신이 어느 부분까지 혼자 할 수 있는가입니다.
가능한 부분까지 모두 대신해 드리는 것이 반드시 좋은 돌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다면 안전을 살피면서 그 능력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돌봄이기 때문입니다.
등급보다 ‘현재 상태’를 먼저 봐야 합니다
어르신의 상태는 계속 똑같지 않습니다.
처음 센터에 오셨을 때는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던 분도 다리 힘이 약해지거나 낙상을 경험한 뒤에는 부축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활이나 꾸준한 운동을 통해 이동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등급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실제 보행 상태, 균형감각, 워커 사용 여부, 옷을 내리고 올릴 수 있는지, 용변 후 뒤처리가 가능한지, 화장실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던 어르신이 갑자기 부축 없이는 이동하기 어려워졌다면 단순히 “4등급이니까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일이 아닙니다. 상태가 달라졌는지 관찰하고 필요한 돌봄도 그에 맞게 달라져야 합니다.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뵙다 보면 같은 4등급이라는 숫자 안에도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등급은 어르신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일 뿐, 그분에게 필요한 모든 돌봄을 숫자 하나가 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화장실 케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도와드리는 것도, 무조건 혼자 하시게 하는 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그날의 몸 상태와 남아 있는 기능을 살피면서 필요한 만큼 돕는 것, 그것이 어르신의 안전과 자립을 함께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