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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은 주사 한 번 맞으면 끝나는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주야간보호센터에서 많은 어르신을 모시고 한꺼번에 병원으로 이동해보니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오늘 센터에서도 여러 어르신이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평소 병원에 한두 분을 모시고 가는 것과 달리 많은 어르신이 동시에 움직이다 보니 접종 자체보다 이동과 인원 확인, 접종 전후의 안전관리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워커를 사용하시는 분도 있고 부축이 필요한 분도 있으며, 이동 속도 역시 모두 다릅니다. 한 분 한 분에게는 간단한 예방접종이지만 센터 전체로 보면 꽤 큰 일정이었습니다.

여러 어르신이 함께 움직이면 이동부터 달라집니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단체로 병원에 갈 때 가장 먼저 신경 쓰이는 것은 이동입니다.
차량에 타고 내리는 과정부터 살펴야 하고, 병원에 도착해서는 이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접종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자리를 이동하거나 화장실에 가시는 분이 생길 수 있어 계속 주변을 살펴보게 됩니다.
특히 워커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르신은 작은 턱이나 좁은 통로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평소 센터 안에서는 익숙하게 움직이시던 분도 낯선 병원에서는 이동이 조심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일 때는 단순히 인원수만 세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누가 접종을 마쳤는지, 누가 아직 기다리고 있는지,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분은 누구인지 계속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어르신 따님이 근무하는 병원, 진행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오늘 예방접종을 진행한 병원에는 센터를 이용하시는 한 어르신의 따님이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그분이 중심이 되어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많은 어르신이 한꺼번에 방문했는데도 병원과 센터 직원들이 서로 상황을 확인하면서 움직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누군가는 어르신의 이동을 돕고, 누군가는 인원을 확인하고, 접종을 마친 분과 기다리는 분을 구분해 챙겼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단체 예방접종에서는 병원과 센터의 협조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접종을 마친 뒤에는 바로 다음 일정만 생각하기보다는 어르신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방접종 후에는 접종 부위의 통증이나 붓기, 피로감, 두통, 근육통, 미열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어르신이 없는지 살피고, 이상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의료진의 확인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에서는 뜻밖에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지인도 만났습니다. 그분은 제가 현재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저 역시 많은 어르신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라 서로 아는 척하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잠깐의 일이었지만 다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어르신들을 챙기는 일로 돌아왔습니다.
예방접종보다 기억에 남은 것은 ‘아무 사고도 없었다’는 것
많은 어르신의 예방접종을 모두 마치고 다시 센터로 돌아왔습니다.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렸습니다.
오늘 일정을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르신들의 단체 외출에서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분도 넘어지지 않고, 이동 과정에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고, 모두 접종을 마치고 다시 센터로 돌아오는 것. 겉으로 보기에는 당연해 보이지만 그 과정에는 여러 사람의 확인과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예방접종을 마쳤다고 해서 모든 일정이 끝난 것도 아닙니다. 센터로 돌아온 뒤에는 접종하신 어르신들의 컨디션을 살피고 평소와 다른 점이 없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는 자신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처지지는 않는지, 식사나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는지 자연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일하기 전에는 독감 예방접종이라고 하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돌아오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달랐습니다.
병원으로 안전하게 모시고 가는 것부터 접종, 인원 확인, 귀원, 접종 후 상태 관찰까지가 모두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이 함께 움직였지만 특별한 사고 없이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날을 보내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이 예전과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아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르신들을 살피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예방접종을 했다는 사실보다 모두 무사히 센터로 돌아왔다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