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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가 아니면 다시 올게”…요양원으로 떠난 남편, 함께 오던 아내도 센터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복지라라 2026. 10. 6. 07:32

목차


    두 분은 늘 함께 센터에 오셨습니다. 남자 어르신과 여자 어르신이 나란히 센터에 오시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두 분 중 한 분만 안 계신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남자 어르신이 요양원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요양원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떠나시기 전에도 많이 아쉬워하셨고, 센터에 대한 미련도 많이 남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떠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갔다가 아니면 다시 올게.”** 그 말을 전해 듣는데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요양원에 가보겠지만 혹시 자신과 맞지 않으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이었을까요. 아니면 정들었던 사람들과 장소를 완전히 떠난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으셨던 걸까요. 어르신의 정확한 마음을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 가기 싫은 마음과 아쉬움,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 나란히 앉아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노부부의 뒷모습
    늘 함께 주야간보호센터에 다니던 노부부의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남편 어르신이 요양원으로 떠난 뒤 아내 어르신도 센터에 나오지 못하면서 생긴 두 분의 빈자리와 “갔다가 아니면 다시 올게”라는 마지막 말의 아쉬움을 담았다.

    한 분이 떠나자 다른 한 분의 자리도 비었습니다

    남자 어르신이 요양원으로 가신 뒤 여자 어르신도 계속 센터에 나오지 못하고 계십니다. 당분간 따님 댁에 가 계신다고 합니다. 두 분이 늘 함께 센터에 오셨으니 혼자 다시 센터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함께 준비하고, 함께 센터에 와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이 어느 순간 끊겨버린 것이니까요. 오랫동안 부부로 살아온 사람에게 배우자의 빈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지도 모릅니다. 집에 있어도 생각나고, 센터에 와도 함께 앉아 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곁에서 바라보는 제 생각일 뿐입니다. 여자 어르신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는 그분만이 아시겠지요. 그래도 두 분이 함께 계셨던 모습을 기억하다 보니 한 분의 빈자리가 다른 한 분의 빈자리까지 만든 것처럼 느껴집니다. 센터에서는 매일 많은 어르신을 만납니다. 처음에는 성함을 외우고 얼굴을 익히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매일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챙기고 프로그램을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각자의 모습이 익숙해집니다. 어느 자리에 누가 앉으시는지, 어떤 말씀을 자주 하시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시는지도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래서 늘 보이던 분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으면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요양원 입소는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센터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르신 한 분이 요양원에 입소한다고 하면 단순히 생활하는 장소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여러 어르신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부부가 함께 생활해 오던 경우에는 한 사람의 요양원 입소가 남아 있는 배우자의 생활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함께하던 사람이 갑자기 곁에서 사라지고, 익숙했던 하루의 순서도 달라집니다. 가족들도 마음이 편해서 요양원을 결정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집에서 계속 돌보고 싶어도 건강 상태나 돌봄 여건 때문에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어르신에게 더 안전한 돌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필요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편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두 분이 함께 오셨기에 한 분이 안 계시면 다른 한 분까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어르신들이 앉아 계셨던 자리는 그대로인데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게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시 올게”라는 말이 자꾸 생각납니다

    며칠이 지나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문득문득 그 말이 생각납니다. **“갔다가 아니면 다시 올게.”**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다 다시 센터로 돌아오실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 말씀처럼 정말 다시 오실 수 있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자 어르신께서도 따님 댁에서 잘 지내시다가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센터에 나오시는 날이 온다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반갑게 맞아드리고 싶습니다. 남자 어르신도 새로운 곳에서 잘 적응하시고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떠난 자리는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일상으로 채워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 지냈던 모습과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양원 입소는 단순히 어르신 한 분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겨진 배우자의 하루도 달라지고 가족의 생활도 달라지고,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사람들의 마음에도 작은 빈자리를 남기는 일이었습니다. 늘 함께 센터에 오시던 두 분이었기에 지금은 두 분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그 한마디가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갔다가 아니면 다시 올게.”** 정말 어느 날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