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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모님의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해 본 가족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분명 혼자 두기 어려운데 왜 장기요양등급은 생각보다 낮게 나왔을까?”
몸은 비교적 잘 움직이지만 방금 했던 말을 잊어버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외출 후 집을 찾지 못하는 치매 어르신도 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신경을 써야 하지만 신체기능만 놓고 보면 식사를 하거나 걸을 수 있고 화장실도 어느 정도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가족이 느끼는 돌봄 부담과 평가 결과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반영해 인지기능과 문제행동, 의료적 욕구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새로운 장기요양 등급판정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기요양등급, 왜 신체기능 중심이라는 말이 나올까?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어르신이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요양 인정 여부와 등급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2008년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도입된 이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치매를 비롯해 의료와 요양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어르신도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방식만으로는 변화한 어르신들의 돌봄 필요도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정부는 신체기능 중심의 현행 등급판정 방식에서 인지기능과 문제행동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치매는 단순히 걷지 못하거나 밥을 먹지 못하는 것만으로 돌봄의 어려움을 판단하기 힘든 질환입니다.
몸은 건강해 보여도 약 먹은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가스불을 켜놓을 수 있고, 밤에 밖으로 나가려고 하거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얼마나 잘 걷느냐'뿐 아니라 인지기능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지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새 등급판정체계는 인지기능·문제행동·의료 필요도 강화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장기요양 등급판정체계 개편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해 개편안의 타당성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습니다.
2026년 장기요양위원회에서는 이 연구 결과를 보고받고 새로운 등급판정체계의 개선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핵심은 어르신의 신체 상태뿐 아니라 인지기능과 문제행동, 의료적 욕구 등을 보다 충실하게 평가하는 방향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의료·요양·돌봄을 서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어르신에게 요양병원과 장기요양서비스, 지역사회 돌봄 가운데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장기요양등급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부 바뀌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는 신등급판정체계 도입방안을 구체화하는 단계이므로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최종 평가항목 등은 향후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치매 가족 입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질지 지켜봐야 한다
저 역시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치매 어르신을 가까이에서 보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과 혼자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방금 들은 이야기를 잊어버리고 날짜를 헷갈리거나 평소 하던 일을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는 모습을 가족은 매일 가까이에서 보게 됩니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걷고 식사도 혼자 하시는 분인데 계속 집에 가야 한다며 문 앞에서 기다리거나, 불안해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신체적인 도움은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계속 관찰하고 안심시키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등급판정체계가 단순히 등급 이름이나 점수만 바꾸는 방향이 아니라 가족과 현장에서 실제로 느끼는 돌봄의 어려움까지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다만 '치매가 있으면 앞으로 무조건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어르신마다 신체기능과 인지상태, 문제행동, 필요한 의료·요양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판정은 개인별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등급판정 기준과 시행 시기가 구체적으로 발표된다면 치매 부모님을 돌보는 가족들은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논의된 신등급판정체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새로운 등급판정 기준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행 시기는 향후 정부 발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장기요양등급을 준비하고 있다면 등급판정 기준뿐 아니라 실제 인정조사 과정과 치매 검사·지원 서비스도 함께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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