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얼마 전까지 우리 주야간보호센터에 계셨던 어르신입니다.치매가 많이 진행된 분이셨습니다. 말씀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셨고, 자신의 마음이나 불편한 곳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습니다.식사를 도와드리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다른 선생님이 밥을 떠서 입에 넣어드리면 받아 드시는 듯하다가도 다시 뱉어내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선생님이 드리는 밥은 달랐습니다.그 선생님이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입에 가져다드리면 어르신은 거부하지 않고 받아 드셨습니다.한 숟가락, 또 한 숟가락.그렇게 식사를 다 하실 때도 있었습니다.처음에는 단순히 그날 컨디션 때문인가 생각했습니다.그런데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다른 사람이 드리면 뱉어내시는데 유독 그 선생..
아버지 생신날이었습니다.조카가 할아버지께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으셨지만, 그래도 생신인데 가족들과 함께 밥 한 끼 먹으면 좋겠다 싶어 모시고 나갔습니다.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저는 주차를 하느라 조금 늦게 뒤따라갔고, 아버지는 먼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아버지가 계단에서 넘어지셨습니다.허리가 아프다고 하셔서 곧바로 응급실로 모시고 갔습니다. 검사 결과 허리 골절이라고 했습니다.그날 그렇게 아버지는 입원하셨습니다.집에서 모셔보려고 퇴원시켜 드렸습니다입원해서 치료를 받으셨지만 제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약이 너무 센 것인지 아버지는 계속 비몽사몽 하셨고, 급기야 섬망 증세가 너무 심해지셨습니다.정신이 맑지 않은 채 평소..
부모님의 요양원 입소를 결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됩니다. 어디로 모셔야 할지,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은지, 시설이 깨끗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지 생각할 것이 많아집니다.인터넷에서 요양원을 찾아보면 시설 사진도 잘 정리되어 있고 프로그램이나 식단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르신이 생활하게 될 곳을 고르는 일은 사진 몇 장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어렵습니다.특히 치매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라면 생활공간뿐 아니라 식사와 위생관리, 낙상 예방, 야간 돌봄, 건강상태가 달라졌을 때의 대응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요양원은 잠깐 이용하고 돌아오는 곳이 아니라 어르신이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입소를 서두르기보다 가능하다면 가족이 직접 방문해 확인하..
부모님의 치매가 진행되거나 혼자 생활하기 어려워지면 가족들은 요양원 입소를 생각하게 됩니다.이때 이미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분이라면 “등급이 있으니까 필요할 때 요양원에 들어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하지만 장기요양등급이 있다고 해서 모든 어르신이 같은 조건으로 요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장기요양보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집에서 생활하면서 이용하는 재가급여와 시설에 입소해서 생활하는 시설급여로 나뉩니다.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등은 대표적인 재가급여이고, 요양원이나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입소하여 돌봄을 받는 것은 시설급여에 해당합니다.따라서 요양원 입소를 생각하고 있다면 단순히 “몇 등급을 받았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시설급여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인지를 확인해야 ..
“내가 힘들다고 부모님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이런 생각 때문에 이미 가족의 돌봄이 한계에 가까워졌는데도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반대로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일찍 요양원부터 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진단 자체보다 현재 어르신에게 어느 정도의 돌봄이 필요하고, 가정에서 그 돌봄을 안전하게 계속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집에서 안전하게 돌보기 어려워졌다면 살펴봐야 합니다요양원 입소를 고민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안전입니다.초기에는 약을 챙겨드리거나 식사를 준비해 드리는 정도의 도움으로 생활할 수 있었지만 치매가 진행되면 혼자 두기 어려운 시간이 점점 늘어날 수 있습니다.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거나 외출 후 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가족이 가장 당황하는 말 중 하나가 “누가 내 돈을 가져갔다”는 말입니다.분명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지갑에 있던 돈이 없어졌다며 가족을 의심하거나, 서랍에 넣어둔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며 누군가 가져갔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집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주야간보호센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방이나 옷, 개인 물건이 평소 두던 곳에 보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돌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아무도 안 가져갔어요.”“어르신이 다른 데 두신 것 아니에요?”사실대로 설명해 드리지만 어르신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며 더 화를 내기도 합니다.특히 가까운 가족을 ..